믿음이라는 잔혹한 성지: 영화 <분노>가 던지는 질문 이상일 감독의 영화 <분노>는 하나의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세 곳의 다른 장소(치바, 도쿄, 오키나와)에서 나타난 세 명의 용의자를 비춥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범인이 누구인가를 밝히는 추리극에 머물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공포를 파고듭니다. 영화 속 인물들은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타인과 관계를 맺습니다. 하지만 의심은 아주 사소한 균열에서 시작됩니다. TV 뉴스에서 방영되는 몽타주, 과거의 불분명한 행적, 그리고 '익명성'이라는 현대 사회의 그림자가 투영되는 순간, 어제까지 가장 가깝게 느껴졌던 연인과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낯선 존재가 됩니다. 영화는 '분노'라는 감정이 타인을 향한 증오뿐만 아니라, 끝내 믿지 못한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로부터 발생한다는 것을 가슴 아프게 증명합니다. [카드뉴스] 분노, 그 심연의 기록 CARD 01 세 개의 장소, 하나의 의심 도쿄의 평범한 가정집에서 발생한 참혹한 살인사건. 현장에 남겨진 피로 쓴 '怒(분노)'. 1년 후, 정체를 알 수 없는 세 명의 남자가 나타납니다. 그들은 누구일까요? CARD 02 믿고 싶기에 두려운 마음 "내가 믿는 그 사람이 살인범일지도 모른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만큼 잔인한 지옥이 있을까요? 영화는 관객의 심장을 서서히 조여옵니다. CARD 03 의심의 대가는 쓰라리다 진실이 밝혀진 순간, 남는 것은 안도감이 아닌 상실감입니다. 믿지 못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자들의 오열은 영화의 제목인 '분노'가 어디를 향해 있는지 보여줍니다. CARD 04 타나카, 타시로, 나오토 세 명의 이방인. 그들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대변합니다. 익명 뒤에 숨어야만 했던 이들의 슬픔과 분노는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CARD 05 당신은 소중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