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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라는 이름의 찬란한 원색: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미장센 분석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2011 감독 세라 폴리 · Sarah Polley Michelle Williams Seth Rogen Luke Kirby Canada · 2011 Scroll "새로운 것이 낡아지고, 낡은 것 위에 다시 새로운 것이 쌓인다. 사랑이란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끝없이 미끄러지는 어떤 감각이다." 세라 폴리의  《우리도 사랑일까?》 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 지금 여기의 사랑과 저기에 있을지도 모를 사랑 사이의 공간 —을 카메라와 조명, 색채와 음악이라는 언어로 해부한다. 영화의 모든 프레임은 하나의 시(詩)처럼 설계되어 있으며, 관객은 그 시의 행간을 읽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마거릿의 불안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토론토의 여름이라는 배경은 단순한 공간적 설정이 아니다. 그것은 욕망의 지형도다. 땀이 흐르는 피부, 빛이 번지는 수영장,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감독은 인간의 내면 상태를 물질의 감각으로 번역하는 데 탁월하다. 이 글은 그 번역의 방식을, 즉 영화의 미장센을 하나씩 들여다본다. Chapter I · 색채의 언어 I 색채의 언어 — 불꽃과 녹슬음 사이 Colour Palette · The Grammar of Warmth and Longing 이 영화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색깔에 먼저 압도될 것이다. 세라 폴리와 촬영감독 루실 하질할릴로비치는 필름처럼 구성된 디지털 영상 위에  포화된 여름의 색조 를 입혔다. 노란색, 주황색, 적갈색—이것들은 단순한 색채가 아니라 마거릿이라는 인물의 내면적 온도를 가시화한 언어다. 루와 마거릿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그들을 주황빛 노을 속에 배치한다. 그 빛은 아름답고, 위험하고, 금세 사라진다. 반면 마거릿의 남편 루와 함께하는 집 안의 빛은  친숙하고 부드럽지만 어딘가 흐릿하다 —마치 오래 걸려 있어 바랜 사진처럼. 이 대조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