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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세이] 집은 없어도 취향은 있다: 2030이 <소공녀> 미소에 열광하는 이유 (Q&A 포함)

  [에세이] 집은 없어도 '나'는 있는 삶: 소공녀가 던진 취향의 투쟁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를 통해 본 취향과 현실의 위태로운 경계 현대 사회에서 '집'은 생존의 공간을 넘어 사회적 지위와 안정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영화 <소공녀> 의 주인공 미소는 이 거대한 상징을 과감히 거부합니다. 담뱃값이 오르고 월세가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그녀는 집을 나갑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취향(담배와 위스키)을 포기하고 생존(집)을 택했겠지만, 미소는 정반대의 길을 걷습니다. 이는 단순한 철부지의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최소한의 단위를 지키려는 처절한 투쟁 입니다. 미소가 방문하는 과거 밴드 멤버들의 집은 '현실'의 여러 단면을 보여줍니다. 대출 이자를 갚느라 눈물 젖은 밥을 먹는 선배, 시댁의 기대를 충족시키느라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린 친구... 그들은 모두 번듯한 벽 안에 갇혀 있지만, 정작 그 안에서 '나 자신'으로 살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반면 길 위로 나선 미소는 춥고 고달프지만, 매일 밤 위스키 한 잔을 마시며 스스로를 위로할 줄 압니다. 여기서 집은 '안식처'가 아닌 '족쇄'로, 위스키는 '사치'가 아닌 '구원'으로 치환됩니다. 2030 세대에게 이 영화가 유독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가성비의 압박' 때문일 것입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는 것이 미덕인 세상에서, 미소는 "현재의 나를 대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온몸으로 웅변합니다. 비록 그녀의 머리가 하얗게 세어가고 텐트 안에서 잠을 청할지언정, 미소는 도시의 화려한 불빛 아래에서 유일하게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자유인입니다. ...